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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에서 있었던 일

MIPPIA·
CES 2026에서 있었던 일

1월의 라스베이거스. CES 기간의 그 도시는 평소와 전혀 달랐다. 컨벤션 센터 주변은 물론이고, 호텔 로비마다 부스를 차린 스타트업들로 가득했다. 그 한복판에 우리도 있었다.

Innovation Award를 받기까지

사실 출품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였다. CES Innovation Award, 그것도 Enterprise Tech 부문이라니. 전 세계에서 수천 개 기업이 출품하는데, AI 음악 저작권 보호라는 아직 생소한 분야가 통할까 싶었다.

근데 통했다. CTA 심사위원들이 우리 기술에 관심을 가져준 건, 아마 타이밍이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었고, 그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곳이 많지 않았으니까.

현장에서 느낀 것

부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레이블 관계자, 스트리밍 플랫폼 담당자, 법률 전문가 —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곳은 처음 본다."

AI 생성 음악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걸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자동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다만 해결책이 없었을 뿐이다.

지금 이 산업에서 일어나는 일

음악 산업은 지금 꽤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하루에도 수만 곡이 올라온다. 그 중 얼마가 AI로 만들어진 건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레이블들은 자사 카탈로그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싶은데, 비교 대상이 너무 많아졌다. 예전에는 히트곡 몇 개를 비교하면 됐지만, 지금은 매일 쏟아지는 수만 곡을 전부 스크리닝해야 한다.

표절의 양상도 달라졌다. 의도적으로 베끼는 것뿐 아니라, AI가 학습 데이터에서 무의식적으로 재현하는 경우도 있다. 본인도 모르게 기존 곡과 비슷한 멜로디가 생성되는 거다. 이런 걸 잡아내려면 사람 귀로는 어림없다.

우리가 하려는 것

미피아가 만들고 있는 건 결국 두 가지다.

하나는 "이 곡이 AI가 만든 건지" 판별하는 것.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레이블이 곡을 업로드받을 때, 자동으로 AI 생성 여부를 체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곡이 기존 곡을 표절한 건지" 탐지하는 것. 곡의 특정 구간이 다른 곡의 특정 구간과 비슷한지, 그리고 그게 멜로디 때문인지 코드 때문인지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이 두 기술이 합쳐지면, A&R 담당자가 새로운 곡을 검토할 때 "이 곡은 안전한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사람이 직접 듣고 판단해야 하는 걸, 시스템이 먼저 걸러주는 거다.

CES 이후

수상 자체보다 의미 있었던 건, 이 기술에 대한 시장의 니즈를 직접 확인한 것이었다. "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만들고, 대규모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게 인프라를 갖추고, 다양한 장르와 언어에 대응하는 것 —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하지만 방향이 맞다는 확신은 CES에서 얻었다.